2010.08.19 | ROYAL 64

어린 시절 작은 손가락으로 소위 독수리타법으로 더듬더듬 치면서 좋아했던 타자기.
그래서일까, 간혹 황학동의 허름한 골동품가게를 지날 때면 고장난 한글타자기를 만지작거리곤 했다.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우여곡절 끝에 한 지인이 큰 맘 먹고 선물한 Royal '64 타자기.
나보다 10년이나 더 나이를 먹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모습으로 예쁜 색을 자랑하고 있다.
편하기야 컴퓨터 키보드를 따라올 것이 있겠느냐만서도, 타자기만 가지는 타닥타닥 기계 소리.
혹자는 그 타닥타닥 소리와 함께 작가를 꿈꾸었을 것이며, 혹자는 독자를 웃고 울리는 기사를 써내려 갔겠지.
그런 이름 모를 사람들을 떠올리며 내가 활자들을 빠르게 두드리자, 이내 활자들이 얽혀버리고 만다.
그렇게 두 손 끝에서 따뜻하게 느껴지는 "느림"의 여유.
2010.08.18 | Knitting For Love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F/W Yarn을 꺼내게 된다.
역시나 니팅은 가을이나 겨울 아이템이 제 빛을 발휘하는 법이니, 어찌 내 두손이 가만히 있겠는가. ^^
좋은 실을 사다가 정성스레 떠도 좋겠으나, 거의 꼼짝못하는 내 여건을 고려하여 택한 실타래.
사실, 수편기 연습용실로 수편기에 덤으로 따라온 것인데, 그냥 이걸로 뜨기로 했다.
문제는 실이 잘 끊어지고, 노르스름한 색이 혼합되어 있다는 것.
저 노르스름한 색이 눈에 거슬린 나는 결국 아이보리색 실만 골라서 뜨는 미친짓을 해보기로 결정.
그냥 뜨면 그다지 길게 걸리지 않을 듯한데, 두 실을 나눠서 뜨려니 아무래도 9월 말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
대신 좀 넉넉하게 떠서 내년에도 입힐 수 있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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