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3 | 발레복


12월 13일


드.디.어... 발레복이 도착했다.
그냥 발레복 없이 다른 방법으로 넘겨볼까 생각하다가, 망설이기를 몇 번...
결국 사줘야겠다고 마음먹고 나서 저렴하면서도 예쁜 것을 고르자니, 그것도 여간 일이 아니었다.

아무튼, 발레복이 집으로 도착했고, 발레복을 본 내리는 졸리던 눈을 번쩍 뜨며 입어보겠다고 난리였다.
불과 20분 전까지만해도, 나와 침대에 누워서 낮잠을 자려던 아이인데... 사진을 보면, 잠은 온데간데 없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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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마자 현관으로 달려가 거울에 매달리더니, 슈즈가 안보인다며 의자로 높여달란다.
검정색 발레복과 하늘색 발레복을 입겠다더니, 막상 핑크색을 입은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지 아주 신이 났다.

거실로 달려와서는 팔다리를 쭉쭉 펴주면서 준비 운동을 하고, 양손을 위로 들고 빙글빙글 터닝, 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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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 아싸~ 하나 더!


12월 5일


내리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삶은 달걀.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자기 눈높이에서 달걀이 보이면 그날은 죽어도 삶은 달걀을 꼭 먹어야 하는 내리이다.

오늘처럼 내리와 함께 저녁을 준비할 때면, 달걀바구니를 안보이게 잘 치워야 하는데...
너무 분주했던 나머지 그만 잊어버린 엄마 탓(?)에 내리는 모든 것을 중지한 채 삶은 달걀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오늘처럼 내리가 좀 늦은 시간에 낮잠이 들어버리면, 모든 부엌일이 STOP~~이고, 그래서 평소보다 더 바쁘다.)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는 걸 보여줘놓고 주지 않자니, 나로서도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그 와중에 연신 "세 개! 주세요"를 외치는 내리의 요청에 어쩔 수 없이 달걀을 세 개 삶았다.
아예 저녁을 좀 늦게 먹자는 생각을 하며 내리와 함께 깔깔 넘어가며 삶은 달걀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내리와 함께 하면, 집안일의 모든 작업이 놀이감이 되어버리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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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개 반죽을 하다말고 먹는 삶은 달걀의 맛은 그만인가 보다. 낮잠에서 깬 직후라 머리스타일까지 완전한 각설이!
하나를 마파람에 개눈감추듯이 후딱 먹은 내리는... 남은 달걀 하나(하나는 결국 내가 ㅠ.ㅠ)와 나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자~ 내리, 두 개!"하는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내리는 열광했다.
입에 달걀 하나 넣고, 하나 쥐고 저렇게 좋아하는 달걀열광사진은 아무리 봐도 우습다. 그렇게 좋을까?

아무튼, 든든하게 배를 채운 내리는 세수만을 겨우 한 채, 다시 부침개 반죽에 돌입했고,
우리 가족은 내리가 넣은 넉넉한 부침가루 덕분에 빵에 가까운 부침개를 저녁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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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 화원 김내리


12월 3일


내리는 요즘 그림그리기에 푹~ 빠져 있다.
덕분에 요즘에는 까마귀 게임도, 블럭도, 토마스도, 도라도 모두 뒷전이다.
내리는 종종 이렇게 하나에 완전히 몰입하여 그것을 끝장낼 때가 간혹 있는데... 요즘이 그런 때인 것 같다.

그나저나, 내가 보기에는 모두가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내리에게는 그것들이 모두 다른 그림이란다. 작가만이 알 수 있는 그만의 세계랄까?
엄청나게 긴 머리를 묶고 정자세로 가만히 앉은 채 그림을 그리는 내리는...  제법 큰 아이같다.

오늘의 소재는 지난번의 제주도 여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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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5 | 내리의 사진


11월 16일


오늘은 작은 우리집에 모두가 모였다. 단칸방의 가족모임이랄까? ^^
아무튼, 다 같이 모인 것을 기념하여 내리가 모두의 사진을 찍어줬다. 내리의 처녀작이 탄생한 셈이지.
그런데, 처음 치고는 꽤나 잘 찍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뒷부분에 찍은 사진은 손떨림도 거의 없었다. 
설겆이를 마치고 앉아 사진을 살펴본 엄마가 한 생각. 우리 내리, 촌사장님 조카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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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N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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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5 | 롯데월드를 가다


11월 21일


오늘은 모녀 삼대가 롯데월드에 갔다.
가지 않으려는 할머니를 부득부득 모시고 갔는데, 아마도 할머니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구경 - 신난 내리 구경 -을 하신 듯하다. 

어제, 유림이 엄마가 "유림이는 회전목마도 무섭다면서 울어서 놀이기구는 하나도 못탔어요"라는 말에 은근 걱정했지만,
역시나 내리는 그런 걱정이 필요 없었다. 롤러코스터를 타겠다고 졸라댔으니... ㅠ.ㅠ

한가한 평일 오전의 롯데월드는 꽤나 한산했다. 덕분에 주차장도 널찍했고... 차도 안막히고... ^^
너무 신난 내리를 데리를 쫓아 다니느라, 나혼자서 사진촬영은 거의 불가능이었으며,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 고작이었다.

"아니, 엄마는 이런 곳을 여태껏 안보여주셨단 말이죠?"라며 말하는 듯한 내리의 고함과 발구르기는 흥분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어쩜 이렇게도 좋아할까 싶을만큼, 내리는 놀이동산을 좋아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능가하는 반응이었다.
내리가 그렇게 좋아하니, 엄마와 할머니도 덩달아 신났다. 

일단 회전목마를 섭렵하고, 모노레일, 열기구, 볼베틀을 차례로 섭렵해나갔다.
그 중에서도 볼베틀은 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나가지 않고 계속하겠다며 떼를 쓰는 통에 난감했지만, 나 역시 꽤 재미있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열리는 대규모의 퍼레이드는 내리의 정신을 쏙 빼놨고...
기차와 눈사람, 루돌프를 비롯해 멋지게 차려입고 분장한 사람들 중에서 요정을 제일 좋아했던 내리.
"공주님이 내리한테 하얀색 사탕줬지."하면서 너무 좋아하던 내리.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 데려와줄걸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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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우리는 슬슬 집으로갈 차비를 했다.
하지만, 내리는 "스케치북"을 하러 가야한다며 한사코 집에 가기를 거부했다.
이 또래의 다른 엄마들도 그렇겠지만,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단어가 나올 때면 난감하기 그지없다.

알고보니 내리의 "스케치북"은 "스케이트"였다.
롯데월드로 올라오는 길에 때맞춰 열린 빙상경기덕분에 아이스링크는 선수들이 신나게 연습중이었고,
내리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꽤나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어떻게 이 어린 아이를 그 위에 세우겠는가? ^^

억지로 구슬려서 집으로 데려온 내리는 양말을 신은 채 집에서 마루바닥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
불과 십분 정도 앉아서 지켜봤을 뿐인데, 제법 흉내를 잘 냈다. 양팔을 벌리고 한 발을 뒤로 들면서 균형을 잡기도 하면서...
우리집에도 김연아 팬이 생기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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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5 | 할머니와의 시간


11월 19일


이번 달, 내리는 할머니가 있어 행복하다.
항상 까마귀놀이를 같이하고(덕분에 할머니는 까마귀 노이로제에 몸살까지...), 그림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노래도 더 잘하고...

감기가 심해서 조금 걱정이지만, 그래도... 할머니덕분에 아픈 걸 잊고 지내는 내리.
(사실, 엄마와 함께라 내가 더 좋지만...)

저녁을 먹은 후,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던 내리는 아이스크림으 먹다가 갑자기 사진을 찍겠단다.
"엄마랑 사진찍을래"하며 나에게 오더니, 자연스럽게 한 손을 내 어깨 위로 올리면서, "할머니 찍어주세요" 했다.
큰 아이처럼 그렇게 말하고 기다리는 내리를 보며 할머니는 웃음을 터트리셨고, 나 역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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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할머니하고 찍어야지" 하면서,
"할머니 카메라 엄마한테 줘"하고서는 할머니 곁으로 가더니
태연스럽게 겨드랑이 아래를 파고들며 안기는 것이다. 

순간 할머니의 얼굴은 행복한 웃음으로 활짝피었다.
혼자 있으면 그 어떤 사진도 근엄하게만 나오는 할머니인데,
이럴 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웃음을 보여주시니...
딸로서는 앞으로 내리와 할머니를 항상 같이 찍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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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5 | 아빠의 피사체


1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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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아빠가 일찍 오는 날이면, 내리는 아빠의 피사체가 된다.
아빠가 영어학원을 오전으로 옮긴 후로,
내리는 거의 아빠를 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내리는 자기 핸드폰으로 아빠와 통화를 한다.
혼잣말에 지나지 않고 놀이에 가깝지만,
내리는 으례 "아빠야?"로 시작하는 전화통화를 한다.

그래서일까?
저녁이 되어 내가 전화를 끊을때면, "아빠야? 아빠 온데?"라며 묻는다.
물론 오랜시간을 함께하는 엄마가 아빠보다야 좋겠지만,
문득문득 내리는 아빠가 보고싶은 눈치이다.
아빠가 오면 공차기를 하겠다며 자랑하고,
아빠가 오면 구슬넣기를 하겠다며 으시댄다.
"아빠오면, 내리는 아빠하고 구슬하지... 엄마는 못해"

나로서는 그런 내리를 볼 때마다,
퇴근 후 내리의 잠든 모습만을 물끄러미 보는 남편을 볼 때마다,
두 부녀가 참으로 애뜻하기 그지없어 보이곤 한다.

매번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빠가 회식으로 늦는 날, 간혹 잠자리에 누워 아빠와 혼자 통화하는 내리의 모습을 볼 때면
나는 내리의 모습에 마음이 짠해지면서, 괜히 남편이 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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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5 | 거울공주, 포토라인에 서다



10월 27일


그동안 예쁘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소 닭보듯이 하던 내리에게 얼마전부터 작은 변화가 있었다.
새 옷을 입고서는 으례 거울을 보러 가겠다며 졸랐다.
내리가 자기를 비춰볼 수 있는 높이의 거울이 현관에 딱 하나 있는 관계로...
내리는 꼭 엄마나 아빠의 손을 붙들고 그곳까지 간다. 혼자서는 무서워서 못가기 때문... ^^

오늘은 엄마의 반짝이 스카프를 보더니, 자기가 해보겠다며 이래저래 둘러봤다.
자신의 어줍잖은 손놀림으로 숨막힘의 코디(자기목을 자기가 조르는... 불상사)를 겪은 후,
엄마의 도움을 받아 근사하게 스카프를 매고서는 현관으로 가자며 손을 내밀었다.
"엄마, 우리 거울보러 갈까?"

아빠의 큰 구두를 신고서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는 내리...
게다가 오늘은 나를 향해 V를 그리며 웃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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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도 걸어가는 내리를 뒤에서 바라보면 그 작은 것이 두 발로 걸어가는 게 신기하다.
그런데, 이제는 거울앞에서 예쁜 것도 알고, 어디서 배운 것인지 V도 곧잘한다.
말은 더욱 늘어 못하는 말이 없고, 부끄럽고 수줍어할 줄도 안다.

어느새 내리가 생겨난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요즘...
내리 아빠는 "지금까지의 시간이 더 지나면 학교에 가는구나..." 하며 웃는다.
그러게... 내리는 이제 유아보다 어린이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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